2009. 3. 12. 15:51

09.03.12

오늘 출근길에 있었던 일이었다.
전철에 앉아서 졸고있던 나는 앞에 서있던 사람이 신문으로 머리를 빗어주고 있었다.
그리고 다른 앞사람이 그사람 무릎이 내 무릎을 차고 있었다.

왠만하면 깨지 않으려 노력했으나 못 참고 깨어날 수 밖에 없었다.
눈을 떠보니 평소와 다르게 사람이 엄청 많았다.
'아니 뭐야. 왜 이렇게 인간들이 많아?'라는 생각과 함께 졸린 눈을 비비며 정신을 좀 차려볼까 해서 눈에 힘을 주고 있었다.
그때 신설동역에 정차하여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우루루~ 내리는 것이 아닌가...
그 인파 사이에 끼어 있던 아가씨가 휩쓸려 가지 않으려 봉을 잡고 버티고 있었다.
표정에선 인내와 고통을 참고 있어 보였다.
결국 못참겠다 싶었는지 한마디를 내 뱉었다..

'씨바~ㄹ'

듣자마자 쫄았다.. ㅋㅋ

그 말을 들으니 난,
그 아가씨가 은근히 카리스마 있어보였고, 멋져보였고, 알흠다워 보였을리 없었다.
오히려 성인이 된 그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만 남았다.
왠지 내가 저기에 서있었으면 나도 저런 말이 나왔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.
(나 또한 욕쟁이 이므로....)

Posted by CoolDragon